정상권(Quandol)

(퍼커셔니스트, DJ)

“이 소리는 제임스 브라운(James Brown)의 펑키 드러머(Funky Drummer)란 트랙의 드럼 브레이크다. 클라이드 스터블필드(Clyde Stubblefield)의 완벽한 드러밍은 다양한 음악 장르에서 가장 자주 샘플링되는 연주 중 하나이며 시대를 초월하여 단순한 연주를 넘어 하나의 독립적 존재가 된 그 무엇이다.”





퍼커션 연주자이자 디제이, 공연 기획도 하고 음반도 발매하면서 음악에 관련된 여러 가지 일을 하고 있다. 예전 인터뷰에서는 스스로 디제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말도 했는데, 왜 그런 건가?


예전부터 주변에 취향이 비슷한 사람들끼리 이벤트를 만들어서 음악을 트는 분위기가 있었다. 그때 제안을 받아서 같이 음악을 틀었는데, 하다 보니 생각보다 재미있고 놀러 오는 사람들이나 프로모터들도 관심을 가져 주셔서 고맙게도 지금까지 계속 음악 트는 일을 하게 됐다. 처음에는 내가 전업으로 디제잉만 하지는 않다 보니 디제이라는 타이틀을 붙이기가 부담스러웠다. 지금은 연차가 10년 정도 되니까 부담스럽지 않은데, 이제 와서 굳이 이름에 디제이를 붙일 필요는 없는 것 같다.

이름 앞에 디제이를 붙이는 문제를 고민했나?


그렇다. 요즘은 안 그러는데 예전에는 디제이 활동을 하는 사람들이 활동명 앞에 ‘DJ’를 붙이는 게 관행이었다.


처음 질문으로 돌아가서 음악에 관련된 다양한 일을 하고 있는데, 스스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정체성이 있는가?


포지션 문제보다는 요즘에 연차가 쌓일수록 내 작업물이 더 필요하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퍼커션 연주자의 특성상 다른 사람들이랑 협업을 많이 한 편인데, 요즘에는 내 밴드를 만들거나 개인 프로듀싱을 하든가 해서 개인 작업을 더 적극적으로 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한다.

공통 질문이다. 어떤 소리나 음악을 듣고 자랐나?


어릴 때 부모님이 일을 나가시다 보니 늦은 밤까지 텔레비전 보는 걸 좋아했다. 아버지가 오래된 동네 카바레에서 전기 배선을 관리하는 일을 하셨는데, 우리가 사는 건물도 아버지 직장에서 임대를 해준 공간이었다. 아버지 직장에 워낙 일하는 분들이 많고 연주자들도 많아서 드라마에 나오는 것처럼 많은 사람이 가족 같은 분위기로 지냈다. 가끔 아버지가 일하는 곳으로 놀러 가면 그때 유행한 팝송을 들을 수 있었다.

그 시절에 카바레에서 밴드 공연도 했나?


완전 풀 밴드는 아니었고, 드럼 머신이나 전자 오르간 같은 악기들 연주는 들을 수 있었다. 내가 태어나기 전에는 완전 풀 밴드 공연도 왕성했다고 들었다.

어릴 적 카바레에서 음악을 듣던 사람이 현재는 클럽에서 음악을 틀고 있다니 뭔가 낭만적이다. 그럼 유년기의 소리 경험에서 좀더 범위를 넓혀서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손에 꼽을 만한 소리 경험을 들어 보고 싶다.


첫 번째 기억은 아소토 유니온 공연을 처음 본 때였다. 그때 나는 《MDM》이라는 음악 매거진의 스트리트팀에서 일하고 있었는데, 잡지 정식 발간 행사 때 압구정 클럽에서 아소토 유니온의 공연을 봤다. 그때 힙합 음악을 좋아했고, 힙합이 소울 펑크 음악을 샘플링해서 만들어진 음악이라는 정도만 알고 있었는데, 아소토 유니온 공연을 보고 엄청난 충격을 받았다. 한국에서도 이런 음악을 하는 사람이 있구나! 그 이후로 공연을 매주 보러 갔다. 그러다 보니 멤버들이랑 친해졌고, 멤버들이 음악도 소개해 주시고 악기 연습을 권유해 주시기도 했다. 그렇게 악기를 시작하게 됐고, 나중에는 윈디시티라는 밴드의 멤버로 함께하게 됐다. 두 번째는 딱 음악적 경험이라기보다는 시각적 경험이기도 한데, 예전에 윈디시티에서 연주를 하다 화이트아웃을 경험했다. 연주 중에 음악이 잘 안 들리고 머릿속이 하얘지는데, 그게 기분이 엄청 좋더라. 윈디시티가 해산을 하고 병역을 하게 되면서 연주 활동을 못 하게 될 때 음악을 접어야 하나 고민을 했는데, 그때 화이트아웃의 기억이 떠오르면서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다. 그 두 가지 경험이 나에게 가장 강렬했다.

개인적으로 깐돌이 한 활동을 보면 한국의 서브컬처, 언더그라운드 문화가 떠오른다. 내 느낌으로는 그쪽은 홍대 인디 밴드 신하고도 사뭇 다르다. 스스로 어떤 문화에 소속감을 느끼고 있는가?


솔직히 소속감을 느낀 적은 없다. 크게 의식하지도 않은 것 같다. 현재 속해 있는 밴드 워크맨쉽에 일이 들어오는 건 메이저 힙합 그룹들이 많기는 한데, 내 이름을 걸고 하는 활동은 서브컬처나 언더그라운드 쪽 일이 많다. 그 둘을 따로 분리해서 생각해 본 적은 없다. 둘 다 좋다고 생각한다.

한국의 서브컬처 신에 애정이 있는 것은 아닌가?


특별히 애정이 있는 건 아니다. 흥미롭다고 생각하기는 한다. 오랫동안 관계를 맺었지만, 애정보다는 흥미로운 마음을 가지고 있어서 적당한 거리감을 유지한 거 같다.

어떤 게 흥미로운가?


어릴 때는 내 포커스가 항상 해외였다. 언더그라운드든 메이저든 현재 해외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계속 의식했다. 그러다 내가 20대 중후반에 그 갭이 많이 줄어드는 걸 관찰했다. 국내 음악 신과 해외 음악 신이 닿을 듯 말 듯한 타이밍으로 비슷비슷하게 돌아가더라. 한국에서 유행하는 음악이나 스타일, 레이블을 운영하는 방식 등이 내가 글로 읽고 유튜브에서 본 해외 사례들이랑 비슷해지고 있다고 느껴지니까 계속 흥미롭게 관찰하게 됐다. 이제는 나도 활동한 지 20년이 넘고, 세대가 바뀌니까 바뀐 세대에서 또 흥미로운 친구들이 나오고 있다. 그런 부분들이 아직은 흥미로운 것 같다.

요즘에 본 흥미로운 사례를 몇 가지만 더 자세하게 이야기해 줄 수 있나?


우선 디제이들이 클럽이랑 협업을 해서 음악을 트는 이벤트가 훨씬 세분화됐다. 그리고 국내 일렉트로닉 뮤직 뮤지션들이 해외 레이블에서 활동하는 사례가 많아진 것 같다. 케이팝만큼의 파급력은 아니지만 유명한 일렉트로닉 뮤직 페스티벌 라인업에서 국내 뮤지션들 이름을 흔히 볼 수 있다. 유명한 채널에 등장하는 한국인이 많아지고, 굳이 한국인이라는 걸 강조하지도 않는다. 이전에는 디제이나 프로듀서들이 모여서 레이블을 만들고 프로모션을 했는데, 지금은 어떤 개인이 해외에 프로모팅이 돼 큰 페스티벌에 참여하는 일들이 심심찮게 일어난다.


디제이라고 하면 음악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지만 보통은 음악을 트는 일을 하는 사람을 말한다. 그래서 어떤 사람들은 디제이가 하는 일이 쉽다는 생각도 하는데, 남의 음악을 틀더라도 세계적 명성을 가진 사람들이 있다. 좋은 디제이로서의 실력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디제이마다 바라보는 관점이 다를 수 있는데, 나는 디제이를 라디오 스테이션처럼 사람들한테 새로운 음악이나 음악의 장르를 정리해서 알려 주는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어떤 디제이에게 흥미를 느끼고 이 사람이 정말 잘하는구나 하는 판단을 내리는 건 그 사람의 라이브러리를 들을 때다. 꼭 많은 장르의 음악을 들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 다양한 라이브러리의 음악이 섞일 때 주는 임팩트가 클 수는 있다. 믹스 테크닉도 중요하다. 단순히 사람들이 보이는 반응만으로 곡 흐름을 연결하는 게 아니라, 지금 곡의 화성이 다음 곡의 화성으로 연결될 때 자연스럽다든지 킥 패턴이 서로 겹칠 때 덜 도드라지고 자연스러울 것 같다든지 하는 것이다. 이건 확실히 음악을 많이 들어야 잘할 수 있다.

화성적 연결까지 신경 쓰는 줄은 몰랐다.


만약에 하우스 장르를 운영한다고 하면, 30분 동안 굴려 나갈 킥 패턴이나 악기 소리, 아니면 코드 진행을 염두에 두고 플레이한다. 완전히 반대되지 않는 이상은 계속 매칭시킬 수 있는 걸 튼다. 완전히 다른 악기 소리를 튼다고 하면 분위기를 완전히 전환시키려는 의도를 가지고 한다.


라이브러리를 만들어 가는 과정도 궁금하다. 낡은 이미지이기는 하지만 내가 생각하는 디제이는 항상 ‘더스트 박스’를 ‘디깅’하고 있는 사람이다. 세상에 지금까지 발표된 음악은 정말 많고 지금도 매일 새로운 음악이 발표되고 있는데, 디제이는 어떻게 음악을 찾아 듣고 그중에 어떤 음악을 라이브러리로 정리하는지 궁금하다.


초반에는 컴필레이션 음반에서 수집한 것 같다. 예전에는 특정 장르를 모은 컴필레이션 음반이 많았는데, 거기에서 마음에 드는 아티스트가 있으면 그 아티스트의 앨범을 사서 들었다. 그리고 음반점에 가면 직원한테 물어본다. 내가 이 사람을 좋아하는데 이 사람이랑 비슷한 사람을 소개시켜 달라고. 어릴 때는 그런 식으로 넓혀 나갔고, 그 이후에는 잡지들을 통해서 많이 한 것 같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이 누구랑 작업을 하는지 인터뷰를 보면서 알게 되기도 했다. 어릴 때는 그렇게 아날로그 방식으로 직접 찾아보고 물어봤다면, 요즘은 밴드 캠프나 애플 뮤직, 스포티파이의 추천도 받는다. 그런데 확실히 알고리즘 추천은 반년 정도 쓰니까 좀 재미가 없어지더라. 아직은 계속 웹 페이지나 디제이들의 믹스 셋, 라디오 플레이리스트를 보면서 새로운 음악을 찾아 들으려고 한다.

예전에 나온 음악과 현재 발매되고 있는 음악까지 관심사가 동시에 유지되고 있는 건가?


그런 편이다. 물론 예전엔 정말 좋아하다가 요즘은 잘 안 듣는 뮤지션도 있다. 그런데 그 사람이 계속 음악 활동을 하고 있다면 내가 요새 좋아하는 음악들이랑 자연스럽게 접점이 생기기도 한다. 그러면 오랜만에 그 뮤지션의 음반을 다시 들어 보고 그동안 한 작업물을 살펴보기도 한다.

말이 쉽지 엄청난 에너지가 필요한 일일 것 같다. 나도 예전에 힙합 프로듀서를 꿈꾸며 엘피를 디깅한 시절이 있었다. 남들이 모르는 정말 희귀한 엘피를 찾아내고 말겠다고 집착하면서 많은 음악을 들었는데, 어느 순간 모든 게 너무 피로하게 느껴졌다. 음악을 찾아 듣는 일이 부담스럽게 다가온 적은 없나?


사실 얼마 전에 그런 경험을 했다. 이게 일이 되다 보니 라이브러리를 계속 업데이트를 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있다. 덥스텝(Dubstep)을 틀어야 하는 공연이 있으면 덥스텝 라이브러리를 계속 업데이트하고, 힙합을 틀어야 할 일이 생기면 또 관련 음악을 끊임없이 업데이트해야 하고. 그러다 보니 코로나 이후에 약간 번아웃이 찾아왔다. 음악을 찾아 들으면서 바로바로 ‘음, 좋아’나 ‘음, 아니야’ 이렇게 분류하고 있는 게 소모적이라는 생각도 들었고, 어느 순간 음악은 듣지만 그게 뇌로 전송이 안 되는 느낌을 받았다. 사실 올해 초까지 쭉 그런 상태였다. 그러다 사람이 또 신기한 게, 실제로 악기를 연주하는 스케줄이 계속 들어오고 사람들 만나서 합주도 하다 보니 음악을 듣는 기분이 달라졌다. 최근에는 다시 요즘 디제이 친구들이 무슨 음악을 트는지 궁금해졌다.

나도 정말 이해가 되는 고충이다. 다음 질문은 알고리즘 추천에 관한 이야기다. 내가 느끼는 동시대의 중요한 특징이 온 사방에 들을 거리가 넘쳐 난다는 것이다. 그래서 그중에 뭘 찾아 들어야 할지가 중요한 질문이 됐다. 때마침 인공 지능(AI)을 활용하는 기업들이 제공하는 알고리즘 추천 서비스가 등장했고, 많은 사람이 거기에서 만족을 느끼고 있다. 음악을 추천해 준다는 행위로 본다면 디제이랑 알고리즘이 비슷한 일을 하는 것 같지만, 이 둘은 상당한 차이가 있다. 디제이는 기본적으로 능동적인 음악 찾기 문화를 장려하는 사람이다. 반면 알고리즘이 해주는 추천은 바쁜 세상에서 이제 그런 노력은 하지 않아도 된다는 메시지를 깔고 있는 것 같다. 디제이로서 알고리즘 추천을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하다.


초반에 알고리즘 서비스가 재미있다고 생각한 이유는 내가 좋아할 만한 사람들을 계속 추천해 주기 때문이었다. 내가 좋아하는 뮤지션의 음악 중에서도 내가 모르는 음악을 추천해 줄 때 ‘이 친구 일 잘하네’ 하고 생각했다. 근데 시간이 갈수록 항상 비슷한 음악만 추천하다 보니 점점 재미가 없어졌다. 이제 좀 다른 거 듣고 싶은데 계속 재즈나 소울 펑크만 알려 주는 식이다. 그래서 나는 여전히 음악 잡지나 뮤지션이 직접 작성한 플레이리스트가 더 흥미롭다. 알고리즘에 의존하는 이유 중 하나가 시간을 아끼면서 취향을 개발하고 싶다는 것 같은데, 요즘 느낀 건 내가 좋아하지 않는 것을 많이 경험해 봐야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것을 알게 된다는 것이다. 이미 좋아하는 것만 추천받아서는 그런 경험을 할 수 없다. 주변의 디제이나 라디오 스테이션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처음에는 알고리즘 추천을 경계하고 일거리가 줄어들까 걱정을 했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그렇지 않다는 걸 알게 되는 거 같다.

이제 연주자 정상권 이야기로 넘어가자. 윈디시티의 퍼커셔니스트로 활동을 시작해서 그 뒤에는 워크맨쉽도 하고 다양한 세션 활동도 하고 있다. 악기를 연주하는 일이랑 음악을 트는 일은 어떻게 다르고 또 비슷한가?


우선 내가 음악을 많이 듣고 만들어 놓은 라이브러리들이 내 연주에 큰 영향을 미쳤다. 어떤 음악을 들을 때 그 위에 콩가를 연주할까, 봉고나 팀발레스를 연주할까 하는 선택지가 바로바로 정리되는 편이다.

타악기는 종류가 어마어마하게 많다. 가장 좋아하는 타악기 소리가 있다면?


역시 콩가가 가장 좋은 것 같다. 콩가라는 악기는 모든 장르에 다 잘 어울린다. 콩가와 봉고를 구분하지 못하는 사람도 소리를 들으면 딱 안다. 시대를 넘어서 지금까지 계속 활용되고 있고. 타악기 중에서는 탬버린, 셰이커 다음으로 콩가가 가장 많이 쓰이지 않을까 한다.

악기 연습도 꾸준히 하고 있는가? 타악기 연주자로 활동하면서 개인적으로는 연습해야 할 악기 종류가 너무 많은 것이 고민이었다.


예전에는 이것도 잘하고 저것도 잘해야 한다고 생각했는데, 요새는 이게 직업이다 보니 하나를 어느 정도 하면 다른 악기와 연결되는 게 있다. 모든 것을 연습해야 한다는 강박 관념은 이전보다 줄어들었고, 전체적으로 어울리게 연주하고 싶다는 생각이 더 커진 것 같다.

타악기는 리듬과 음색, 효과 등 다양한 기능을 할 수 있다. 타악기 연주자로서 어떤 기능을 좋아하는가?


세션 작업을 하다 보면 보통 필요한 악기 구성이 이미 다 끝난 다음에 퍼커션이 얹힐 때가 많다. 그럴 때는 내가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야 하는데, 그런 일을 잘 해낼 때 희열을 느낀다. 내가 뭔가를 비집고 들어가고 나니까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리듬이나 하모니가 만들어질 때 나만의 희열감을 맛보는 것 같다.

지금 하는 작업에서 나는 서로 다른 시대의 소리들이 여기저기서 울려 퍼지고 있는 모습을 동시대성으로 바라본다. 그런 의미에서 여러 시대의 음악을 다양하게 트는 클럽과 디제이가 굉장히 중요한 동시대성의 목격자라는 생각을 했다. 20년간 클럽 신에서 활동해 온 목격자로서 꼭 지금의 것은 아니더라도 지금의 나에게 중요하고 앞으로 중요할 거라고 생각하는 소리가 있나?


킥 사운드다. 댄스 뮤직에서 킥 사운드는 엄청 중요하다. 클럽 음악 중에는 드럼 소리 중에 킥만 나오는 음악도 많다. 클럽에서 킥이 없는 음악을 트는 건 굉장히 위험한 일이기도 하다. 그런 의미에서 킥 사운드야말로 시대를 뛰어넘는 소리라고 생각한다. 디제이들 중에는 음악을 만들 때 옛날 음악에서 킥 소리만 샘플링해서 쓰는 경우도 많다.

가장 사랑하는 킥 사운드는 무엇인가?


펑키한 음악이라면 제임스 브라운 밴드의 킥 사운드가 확실히 좋은 것 같다. 너무 벙벙거리지도 않고, 요즘같이 엄청 컴프레스(압축)돼서 세게 때리는 킥도 아니고, 브레이크 비트에 깔릴 법한 킥이다. 그런 킥을 들을 때 나는 가장 좋다고 느낀다.

공식적인 마지막 질문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겪은 많은 경험을 바탕으로 상상력을 동원해야 하는데, 깐돌에게서 어떤 소리가 나고 있고 그걸 수음할 수 있는 마이크가 있다면 어떤 소리가 녹음될 것 같은가?


오! (짧은 감탄사를 뱉었다.) 이상하게 나이를 먹어서 그런가 요즘 뭘 봐도 감동할 때가 많은데, 그런 감동이 녹음이 되면 좋겠다. 어떤 환희가 연상되는 소리다. 내가 연주할 때도 그런 소리가 기분이 좋다.